무기 없이 전쟁에 나가 홀로 75명의 동료를 구한 남자의 실화를 다룬 영화 '핵소 고지'.
배우 앤드류 가필드는 이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, 영화는 음향 편집·효과상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.
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호평 받은 '핵소 고지'
영화 속 실제 주인공은 총을 안든 군인 최초로 '의회 명예 훈장'을 수여받았다
영화의 실제 인물인 데스몬드 도스는 1945년 10월 12일 '의회 명예 훈장'(Medal of Honor)을 수여받았다.
이 훈장은 전쟁에서 자신의 직무 범위를 넘어 눈에 띄는 용맹함을 보여준 참전용사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.
해당 훈장은 미국의 군인들에게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는 것으로 데스몬드 도스는 '총'을 들지 않았던 군인 중 '최초'로 받았다.
핵소 고지는 일본 오키나와섬의 가파른 벼랑이다. 높이는 약 120m로, 그 모양이 날카로운 톱(Hacksaw)과 비슷하다. 일본에선 ‘야마다 고지’로 통한다.
1945년 봄,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이곳에서 미군과 일본군의 잔혹한 전투가 벌어졌다.
이 전투에서 유일하게 총을 들지 않은 군인이 있었으니, 바로 도스다.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 신자였던 그는 “그 어떤 폭력도 거부한다”는 일념 하에 총 없이 전장에 나갔다.
전쟁은 ‘총 들고 목숨을 뺏는 것’이 핵심인데, 도스는 전쟁의 본령을 거부한 것이다. 실제로 도스는 핵소 고지에서 “약 50명을 구한 것 같다”고 증언했다. 그러나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가 구해 낸 이가 100명 가까이 된다. ‘75명’이란 숫자는 이 두 증언 사이의 합의에서 나왔다.
영화에는 약간의 허구를 가미했다. 극 중에서는 도스가 입대 후 휴가 중에 도로시 도스와 결혼했다고 설정했지만, 사실은 입대 전에 결혼했다. 도스가 집총을 거부한 직접적인 이유를 아버지와의 다툼으로 들고 있는데,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. 또 군 법정에 회부됐을 때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아버지가 그의 상관에게 찾아가 도움을 청한 것으로 그려지지만,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. 도스의 아버지는 교회의 군의회(The Church’s War Service Commission) 의장을 찾아가 호소했다.